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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뷰, <덩케르크> 필사적인 그날
    영화 2023. 2. 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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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경험, 풀스크린 아이맥스

    사실 영화 <덩케르크>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해 내가 봤던 영화들과 함께 떠올려봤을 때, <덩케르크>는 어느 정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순전히 아이맥스 때문이다. 그전에도 아이맥스 영화를 여러 번 보긴 했었다. 하지만 용산에 아이맥스를 풀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상영관이 생기고 난 후에 처음으로 봤던 영화가 바로 이 <덩케르크>였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첫 장면부터 압도당했다. 내 몸을 완전히 덮치며 쏟아지는 듯한 화면은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처음 마을 안을 돌아다니는 주인공의 장면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전혀 잊을 수 없다. 그만큼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금도 종종 용산에서 아이맥스 영화를 보지만, 이때만큼의 경험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됭케르크 탈출 작전

    영화 <덩케르크>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일어났던 됭케르크 철수 작전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됭케르크 탈출 작전은 프랑스 됭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병력을 영국 본토로 탈출시키려는 작전이었다. 영국,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네덜란드 5개국의 연합군은 약 9일 동안 됭케르크 해변에 고립되었다. 그리고 연합군 중 영국군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탈출 지점이 영국이었기에 영화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 대부분이 영국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영화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됭케르크 작전에는 인도인들의 헌신도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모두 지워지고 백인들만 나온다는 비판이다. 그렇기에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면서 프랑스의 육군 방어선이 붕괴되고, 연합군은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패배하여 사기가 떨어진 채 됭케르크 해안에 고립되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어떻게든 이들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고, 결국 사상 최대 규모의 탈출 작전을 실행하고자 한다. 영국은 작전을 실행하려 하지만, 초반에는 영국에 함선이 부족했다. 그래서 연합군의 함선까지 있는 대로 끌어모았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결국 영국군은 선박 징발령을 내리고, 예상보다 많은 선박이 모이게 됐다. 화물선, 유람선 등등 가리지 않고 일반 어선들이 모여준 덕분이었다. 어선이 모이게 되자 해군과 공군, 일반인 모두 이들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결과 영군은 9일 동안 33만 명 이상의 병력들을 구해낸다.

     

    영국군이 이들을 탈출시키는 동안 프랑스의 후방부대 또한 활약을 했다. 철수 작전이 이뤄지는 동안 독일군의 진격을 저지하면서 됭케르크 철수 작전이 성공하는데 큰 공헌을 세운다. 이들은 작전이 끝날 때까지 독일군에 맞서다 연합군의 마지막 부대가 철수하는 것을 확인하고 항복을 한다. 이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곳에서 가지 목숨을 다 바쳐서 끝까지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없었더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것도 우연히 기적처럼 일어나는 것은 없다. 모두의 필살적인 노력으로 성공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남겨진 자의 눈빛

    영화 <덩케르크>는 끝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의 시선을 주로 따라간다. 중간중간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주인공 토미의 시선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토미는 덩케르크 시내에서 독일군에게서 죽을 위기를 넘기고, 됭케르크 해변으로 도망쳐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신을 매장하는 깁슨을 만나게 되고, 그와 이 해변을 벗어날 때까지 같이 있는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물이 차오르는 보트 안에서 토미만 빠져나오고, 깁슨은 빠져나오지 못한다. 나는 이 깁슨의 눈빛이 종종 생각이 난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깁슨이 계속 생각이 났다. 영화는 끝까지 살아남은 토미를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나는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이 계속 생각이 난다. 그곳에서 생이 다하였기 때문일까. 그의 이야기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일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그런 사람들의 눈빛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전쟁 영화를 보고나면 항상 탈력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종전이 되더라도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특히나 약자들을 더 유린한다. 전쟁에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몸과 마음의 상처는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전쟁일까. 무엇을 위한 전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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